
사진첩에 묻힌 하루를 꺼내는 일
여행만이 아니에요 오늘 걸은 길도 그 안에 있어요
왜 만들었나요
휴대폰에 사진이 이만 장 있었어요. 그 안에 좋은 하루가 분명 많았는데, 꺼내볼 방법이 없었죠. 정리하려고 앉으면 두세 시간이 필요한데 그 두세 시간은 영영 오지 않았고요. 여행 앱은 다녀오면 닫혀요. 그런데 삶은 안 닫히잖아요 — 점심 먹고 걷던 길, 둘이 앉아 있던 카페, 아이가 처음 뛴 공원. 이런 게 훨씬 많은데 담을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올려만 두면 알아서 쌓이고, 쌓인 게 눈에 보이고, 언젠가 손에 잡히는 것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여정에는 끝이 없어요
여행은 다녀오면 끝나요. 그런데 사람의 시간은 안 그렇죠. 점심 산책도, 주말 카페도, 아이가 크는 하루하루도 전부 같은 길 위에 있어요
마음먹지 않아도 돼요
올려만 두세요. 고르지 않아도, 캡션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 어디였는지는 사진이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끼리만 봐요
좋아요도 조회수도 없어요. 올린 사진은 초대한 사람들 밖으로 나가지 않고요. 자랑할 곳은 따로 있으니, 여기엔 솔직한 하루만 쌓입니다
언젠가 손에 잡혀요
화면 안에만 있으면 언젠가 잊혀요. 쌓인 걸 한 권으로 만들어 책장에 꽂아두면, 그 책이 다시 카메라를 켜게 합니다
한 번 올리면, 세 곳에 닿아요
같은 사진이 지도가 되고, 글이 되고, 책이 됩니다
지도
다녀온 자리가 지도에 남아요. 미리 켜둘 필요 없습니다 — 그날 어디 있었는지는 사진이 알고 있으니까요. 같은 골목을 또 가면 그 자리가 더 진해집니다
기록
쓰고 싶은 날만 쓰면 돼요. 하루에 한 편, 장소에 한 편이면 충분합니다. 사진마다 캡션을 달 필요는 없어요
포토북
쌓인 사진으로 초안이 먼저 나와요. 배치도 캡션도 채워진 상태로요. 마음에 안 드는 데만 고치면 인쇄와 배송까지 이어집니다
올려두면, 쌓이고, 남아요
올려두다
오늘 찍은 걸 올려만 두세요. 고르는 것도 정리하는 것도 저희 일이에요
자리를 찾다
사진 안에 있는 시간과 위치로 어디였는지 알아서 붙어요. 다녀온 자리가 지도에 켜집니다
하루가 되다
흩어진 사진이 하루씩 묶여요. 같이 간 사람이 올린 사진도 같은 하루에 들어오고요
한 권이 되다
쌓인 하루로 초안이 먼저 나와요. 마음에 안 드는 데만 고치면 인쇄까지 이어집니다